웹 사이언스 국제 심포지엄 2011

KAIST에서 웹사이언스공학 대학원을 신설했다는 기쁜 소식이다. 영국의 사우스햄프톤과 미국의 RPI 정도에서만 학위 과정이 개설되었는데, 한국이 그 다음 차례가 되었다.

웹 사이언스란 이미 컴퓨팅 분야의 주요 화두인 웹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로서 웹의 기술적, 공학적, 사회적 측면간의 상호작용 연구 등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이다.


KAIST는 내부의 전산학과, 문화기술대학원의 교수진들과 해외 유수 대학의 교수진들과 함께 이 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과정이 될 것 같다. 특히,  웹 플랫폼, 웹 콘텐츠 가공 및 활용, 인간 중심 웹 탐구 및 웹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주요 연구 주제로 잡고 있다.

학과 개설을 기념해서 웹사이언스 분야 리더인  Wendy Hall, Nigel Shadbolt, James Hendler 교수 등을 초청한 웹 사이언스 국제 심포지엄도 열렸다.


심포지움에 오신 분들의 생각은 전자신문에 지면으로 소개 되었는데, 중요한 부분만 한번 발췌해보고자 한다.

웹 사이언스의 정의는?
◇짐 핸들러(Jim Handler)=웹은 전 세계의 기업, 정부, 그리고 사람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프라 구조가 됐다. 토목공학자가 도시공간의 설계 및 이용에 대해 이해하듯이, 컴퓨터과학자가 계산에 대한 근본을 이해하듯이, 물리학자가 자연세계를 이해하듯이, 우리도 웹에 내재되어 있는 수학을 이해하고 웹이 지속적으로 오픈시스템으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 분야가 필요하다.

◇웬디 홀(Wendy Hall) 영국 사우스햄튼 컴퓨터공학 교수 및 응용물리과학대학장=한 마디로 새로운 종류의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웹은 인간에게 자신들을 조직화하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인간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며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반면 웹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이다. 공학자들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스템이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그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시스템이 성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나 시스템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이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한 것이다.

◇나이젤 섀드볼트(Nigel Shadbolt)= 웹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큰 정보 구조다. 물론 그 저변에는 매우 강력한 테크놀로지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은 보이지 않고 그 결과나 효과만 보인다. 따라서 웹사이언스라는 새로운 학문분야를 창시해 나가면서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디바이스만 보지 말고 2000만대가 넘는 그 디바이스의 뒤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결과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거에 상상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콘텐츠를 구축하고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함으로써 비즈니스 측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웹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할 수 있다.

웹사이언스 대학원의 교육과정의 특징은?
◇홀=영국의 사우스햄턴 대학교에는 대학원 수준에 웹사이언스 전공이 있다. 이 학과에는 전산학을 공부한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학, 법학, 경제학 등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한 학생들이 온다. 첫 학기에 모두 같은 수업을 듣도록 해 웹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어떻게 웹이 비즈니스를 돕고 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게 하는지 등 다양한 웹 관련 이슈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이 모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다. 예를 들어 웹을 통해 활용될 새로운 생산품의 설계 과정에 도움을 주게 되는데 이는 하이테크 기업, 제약회사, 생산위주 기업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

◇섀드볼트=문제는 기술, 정책, 비즈니스, 정부 조직들 간에 큰 갭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구글이 지메일로부터 소셜네트워크 시스템을 자동화된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그 결과는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고 10일만에 제거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그러한 방법이 사회적관점이 내포하는 것, 즉 이메일 주소록에 있는 사람들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싶은 그룹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프라이버시 이슈 및 개인의 사진에 대한 검색 권리 등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가 널리 사용이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소유권을 주장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웹사이언스를 전공한 학생들은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웹 사이언스 역할은?
◇섀드볼트= 중국에서도 바이두 서치엔진이 주도를 하는 등 한국과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 사람들 대부분이 바이두를 사용하는데 왜 그럴까? 바이두는 검색 엔진이기도 하지만 여러 커퓨니티를 연결하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검색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와 연결되고 싶어한다. 왜 기존 마켓에 그런 현상이 있고 또 그런 마켓에 들어가는데 장벽이 있는가? 웹사이언스가 바로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맞게 보다 나은 검색 엔진 혹은 다른 서비스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이라고 본다.

오픈정부데이터는 웹사이언스 분야에서 매우 좋은 사례다. 기술에 대한 관점과 데이터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시키는 일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부를 설득해서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힘든 문제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오픈해 더 훌륭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예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웹사이언스가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웹 사이언스 전공자들의 역할은?
◇핸들러= 웹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웹사이언스 프로그램 학생들은 앞으로 엄청난 수요가 있을 것이다. 사실 그런 추세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예를 들어 RPI에서 웹사이언스를 전공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RPI 전체 졸업생 중에 가장 높은 초봉을 받고 있다. 주로 웹 기업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은행, 건강, 유통업, 자동차 회사와 같은 제조업 등에도 많이 진출한다. 많은 기업들은 미래에 공급망, 고객, 일반 대중들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좀 더 기민한 정보 기술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