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으로 1년을 보내며

드디어 두번째 학기가 끝났다.

가끔 밖에서 지인들을 만나면 늘 듣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학교로 가시다니 부럽습니다."이다. 틀에 박힌 직장 보다 학교에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이는 법. 하물며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이 있던가.

개인적으로 10년간 안하던 공부를 다시 하려니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일단 우리 학교에 박사 코스웍이 좀 강한 관계로 학기당 3과목 정도는 들어줘야 한다. 수업은 대개 한 과목 정도를 빼고 논문 리뷰 수업이라 주당 수업에서 읽어야 할 (기초도 없는) 영문 페이퍼가 대략 6~7개 된다.

수업 중 발표도 해야 되는데 대략 7번 정도 했던 것 같으니 대략 격주에 한번씩 한것 같다. 튜토리얼 강의라도 텀프로젝트에 가끔 레포트도 내야 한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의료 정보시스템, 의료 경제학, 질병 개념 표현론 같은 "의학 도메인 수업"이 많은데, 의학 용어 뿐만 아니라 의료 정보학 기초를 익숙치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비전공자용 의학 용어 사전을 출력해서 들고 다녔는데 라틴어 출신 용어들이 워낙 많으니 외워도 발음이 엉성해져 버린다.

게다가 1학기때와 달리 하반기 부터 국제 콘퍼런스, 정부 연구 과제랑 해외 학회 워크숍 관리를 맡아서 하다 보니 신경쓸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제주대 강의를 위해 서울-제주를 왔다갔다 하는 것도 힘든데 아이들은 늘 보고싶다고 빨리 집에오라고 난리이고... 기러기 보다 참새(?)아빠가 더 어려운듯.

요런 저런 핑계로 트윗도 블로그도 가끔. 행사나 모임은 뚝이다. 앓는 소리 같지만 결코 부러울 일은 아니라는 것. 다른 사람과 다른 기회 비용을 더 들이고 있을 뿐이다.  

지 난 주 금요일 저녁에는 제주대 학생들과 마지막 강의를 하고 종강 파티를 했다. 가급적 매주 거르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도록 노력했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웠는데 좋은 시간이었다.


오늘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ASWC 학회 갔다가, 1월 중순까지 홍콩과기대 컴퓨터 공학과 교환 학생으로 가 있게 되었다. 한달 반 정도 해외에 머물면서 열심히 연구 러시를 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필요하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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